[규탄성명] 이주노동자 사업장 변경제한에 대한 합헌 판결 규탄한다! 언제까지 이주노동자는 강제노동을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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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탄성명] 이주노동자 사업장 변경제한에 대한 합헌 판결 규탄한다! 언제까지 이주노동자는 강제노동을 해야 하는가

2021.12.24 15:07 이주노조

[규탄성명] 이주노동자 사업장 변경제한에 대한 합헌 판결 규탄한다!

언제까지 이주노동자는 강제노동을 해야 하는가

 

 

20211223일 헌법재판소는 이주노동자 5명이 52명의 대리인단과 작년 3월에 제기한 사업장 변경 제한위헌소송에 대해 재판관 72로 합헌 판결을 내렸다. 이주노동자 고용허가제 법률(외국인근로자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업장변경 사유 고시) 하에서 사업장 변경 제한으로 인해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을 옮기고 싶어도 옮기지 못하고 실질적으로 강제노동을 하고 있는 현실을 철저히 외면한 것이다.

 

2004년 고용허가제가 실시된 이래 17년 동안 대표적인 인권침해 독소조항으로 지탄받아오고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한 법을 헌재가 사업주와 정부의 입장에서만 서서 다시금 옹호한 것이다. 노동자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권 보호는 저버리고 사업주의 이익과 인력 관리만 보호한 인권침해 판결이다.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 행복추구권, 직장선택의 자유, 평등권, 근로의 권리 등 헌법적 가치를 부인한 이번 판결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지난 2011년에 사업장 이동 횟수 제한에 대한 위헌소송 기각 판결 이후 10년이 지났는데 어찌 이렇게 하나도 변하지 않을 수 있는가.

 

중소기업의 안정적 노동력 확보’, ‘내국인근로자의 고용기회나 근로조건 교란 방지’,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효율적 고용관리’, ‘사업장의 잦은 변경 억제’, ‘입국에서의 완화된 통제를 체류와 출국에서의 강화된 규제로 만회할 필요성’, ‘자유로운 사업장 변경 신청권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불가피’, ‘고용허가제를 취지에 맞게 존속시키기 위해 필요한 제한등 다수의견 재판관들은 온통 잘못된 사업장 변경 제한 제도를 억지로 뒷받침하는 내용을 가득 차 있다. 결국은 이주노동자 사업장 이동을 막아서 사업주의 인력확보와 통제를 하는 것만 중요하니 이주노동자는 기본적 인권 침해를 당해도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판결은 이주노동자가 사업장 변경제한 때문에 강제노동 상황에 놓여서 사업주에 종속되어 극히 취약한 상태가 이주노동자가 고용되는 최대 98개월의 기간 동안 계속된다는 것을 내버려 둔 것이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 고강도 노동, 휴일 부족, 차별과 착취를 10여 년 동안 고스란히 감내하라는 것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주노동자는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로 반인권적 법제도의 폭력을 당해야 하는 것인가. 언제까지 강제노동을 해야 하고, 헌법적 기본권의 바깥에 내팽개쳐져야 하는가.

 

그러나 재판관 소수 의견이 말하듯이 이주노동자 고용이 허가된 사업장으로만 이직이 가능하기에 이주노동자 사업장변경 제한으로 내국인 고용을 보호한다는 것은 합리성이 없고, 사업장 변경 제한으로 인해 이주노동자가 받는 직장 선택의 자유 침해는 매우 중대하다. 또한 산재발생율과 사망률이 내국인에 비해 현저히 높은 상황에서 위험한 사업장에서 다른 사업장으로 옮길 수 없다는 것은 생명과 신체, 건강을 위협한다.

 

합헌 판결이라고 해서 고용허가제가 정의롭고 정당한 제도라는 의미는 아니다. 이미 UN인종차별철폐위원회, 사회권위원회, 국제노동기구, 국가인권위 등 국내외 인권기구들은 사업장변경 제한이 국제인권규범에 어긋난다고 여러차례 근본적 시정을 권고해 왔다. 정당성은 이미 파탄이 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판결을 강력히 규탄하는 한편, 앞으로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의 자유를 위해 투쟁을 더욱 강화할 것을 다짐한다. 이주노동자가 같은 사람, 같은 노동자로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다.

 

20211224

고용허가제 헌법소원 추진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