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는 죽으러 오지 않았다! 실효성 있는 산재예방대책 수립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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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는 죽으러 오지 않았다! 실효성 있는 산재예방대책 수립하라!

04.04 15:31 이주노조

이주노동자는 죽으러 오지 않았다! 실효성 있는 산재예방대책 수립하라!

노동부의 2021년 산재 사고사망 현황 발표에 대하여

 

325일 부산 연제구 공사현장에서 30대 이주노동자가 작업 도중 리프트에 끼여 사망, 316일 인천 중구 상가 신축공사장에서 40대 이주노동자가 추락 철근에 맞아 사망, 222일 경기 파주시 식품공장 컨테이너의 화재사고로 인도 출신 이주노동자 사망, 221일 전북 군산 제조업 공장에서 태국 출신 이주노동자가 800무게의 철판에 깔려 사망, 21일 경기도 시흥시 공장 컨테이너 화재로 베트남 출신 이주노동자 사망... 올해 언론에 보도된 사건만 해도 이주노동자 산재 사망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315일에 고용노동부가 ‘21년 산업재해 사고사망 현황 발표를 하였는데, “사고사망자 828, 사고사망만인율 0.43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나 외국인 이주민 사망자는 202094(전체 사망자의 10.7%)에서 2021102(전체 사망자의 12.3%)으로 오히려 늘었다. 더욱이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이주노동자 숫자가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산재 사고사망자가 늘어난 것은 특히 위험한 상황이다. 현장에서 이주노동자가 산재신청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 산재신청을 하더라도 인정받지 못한 상황 등 이주노동자들의 산재가 내국인에 비해 통계로 잡히지 못하는 비율이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더 문제가 심각하다.

 

정부는 추락, 소규모사업장, 고령자·외국인·특고 사망자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이제까지 늘 그렇게 말해 오면서도 이주노동자 산재사망을 줄이지 못한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제까지 오랫동안 이주노동자의 산재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대책을 촉구해 온 이주노동자 권리운동 단체들은 너무나 미흡한 정책에 실망을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이주노동자들은 이 땅에 죽으러 온 것이 아니다.

 

전체 노동인구의 4% 정도를 차지하는 이주민 노동자들이 산재사망은 세 배가 넘는다. 이는 이주노동자가 소규모 영세 사업장에서 저임금에 장시간 고강도 위험노동을 수행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산재 대책이 부실하고 실효성이 없다는 말이다. 이주노동의 전 과정에 걸쳐 획기적인 산재예방 대책을 수립하여 실행하지 않으면 이주노동자는 죽음의 이주화, 3D를 넘어 죽음(Death)이 더해진 4D 노동에 계속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이주노동자는 대개 50인 미만 영세 사업장, 농어업의 사업자 등록이 없는 사업장 등에서 위험노동을 하고 있고 이러한 사업장은 안전에 대한 투자가 거의 없어서 안전설비나 장치, 안정장비 등도 별로 없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적용되지 않는다. 농어업 사망사고는 통계에도 잘 잡히지 않는다. 현장 상황에 맞게 이주노동자 산재예방 교육도 이뤄지지 않는다. 위험한 사업장에서 벗어나 다른 일터로 옮기고 싶지만 사업장 이동의 자유가 없어서 묶여 있을 수밖에 없다. 산재보험 가입율도 낮다. 재해를 당해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다. 사고 외에도 20-30대 젊은 이주노동자가 자다가 사망하는 돌연사, 급사증후군, 심장마비 등으로 인한 죽음도 많지만 산재로 인정받지도 못한다. 이주노동자들이 당한 산재 은폐는 쉽고 사업주가 지불하는 피해보상금도 적다. 이주노동자 역시 건설업, 제조업에서 산재사망이 가장 많다. 결국 이와 같은 문제들에 대해 정부가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해서 시행하지 않으면 이주노동자 죽음의 행렬은 계속될 것이다.

 

첫째, 이주노동자가 고용되는 영세 사업장에 대한 안전진단과 개선 지원 정책을 확대 강화해야 한다. 둘째, 특히 신규 입국 이주노동자들에 대해 1년 이내에 현장 상황에 맞게 모국어로 교육을 하여 위험 대응 역량을 갖게 해야 하고 사업주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셋째, 위험한 사업장에서 벗어나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넷째,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공단의 이주노동자 산재 관련 부서의 기능이 강화되어야 한다. 다섯째 농어업 이주노동자 등 사각지대 이주노동자 산재보험 가입율을 끌어올리고 농어업 특화된 산재예방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여섯째, 돌연사, 급사증후군, 심장마비 등에 대해 산재인정을 하고 본국에 있는 유가족들이 산재보험을 신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일곱째, 근로감독 시 산재다발 업종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이주노동자의 높은 산재사망, 목숨값을 대가로 사업장들이 유지되어서는 안된다. 이주노동자의 생명도 중요하다! 실효성 있는 이주노동자 산재예방 대책을 전면적으로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2022.3.29. 이주노동자평등연대